기업의 사회공헌, CSR → CSV로 진화

사회적 활동과 함께 기업의 가치도 창출하는 CSV 실행 사례

유니레버는 홍수 피해를 입은 방글라데시 주민들에게 수해 지원금을 전달하는 대신 방문판매원으로 일할 것을 권한다. P&G의 환경보호는 나무심기가 아닌 자사제품 판매다. 네슬레는 커피의 매출을 위해 농부들을 교육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활동이 변하고 있다. 이제까지 기업은 단순히 수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했다. 그들의 활동은 기업별 특성이나 비전과 전혀 연계되어 있지 않고 단기간에 끝나 버리는 등 한계를 드러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하버드대 교수 마이클 포터가 제시한 공유가치창출 (CSV, Creating Shared Value)은 글로벌 선진기업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며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포터교수는CSV를 통해 기업이 1. 상품과 시장의 재인식, 2. 가치 사슬 생산성의 재정의, 3. 지역 클러스터 구축 등의 전략을 바탕으로 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친다면 기업의 수익성을 높일 뿐 아니라 공동체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표1]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공유가치창출(CSV) 비교

출처: 공유가치창출, 자본주의의 새 장을 열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011. 11)

피라미드 하층부 시장의 재인식 - 유니레버의 Project Joyeeta
   

생활용품 제조기업 유니레버(Unilever)는 홍수로 논밭을 잃은 방글라데시 주부들이 자사제품의 방문판매원으로써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Project Joyeeta를 진행했다. 방글라데시의 NGO는 주부들이 방문판매용 제품을 살 수 있도록 돈을 빌려주고, 유니레버는 판매 기술을 교육했다.

이 프로젝트는 2003년부터 2008년 말 까지 2천여명의 방문판매원을 배출하며 방글라데시 주민들에게 수입원을 제공해 주었다. 삶의 질이 향상된 주민들은 유니레버 제품을 구매해 자사의 매출도 증가하는 일석이조의 결과를 창출했다. 홍수로 인해 집도, 땅도 잃었던 방글라데시 국민들은 Project Joyeeta 덕분에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됐다. 유니레버는 2008년에만 2.1억유로(약32억원) 의 추가 매출을 올렸다.  

유니레버의 CSV 활동은 포터 교수가 제안한 첫번째 전략인 ‘상품과 시장의 재인식’을 실행한다. 저개발 및 개발도상국, 인도, 중국, 브라질 등 빈부격차가 심한 나라의 저소득층 등 ‘피라미드의 하층부(BoP, Bottom of Pyramid)’ 시장에서 더 큰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한 것. BoP 시장에 맞게 재구성한 상품을 낮은 가격에 판매하거나BoP 계층 국민들의 경제력을 상승시켜 제품 구매 가능성을 높이면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다함과 동시에 경제적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

제품 생산성과 환경보호의 연계 - P&G의 지속가능제품  

미국의 대표적인 가정용품 제조기업 P&G는 2020년까지 1.공장 내 30% 에너지원 재생 가능 원료로 대체, 2.세탁물 70% 냉수 세탁, 3.트럭 운송량 20% 감축, 4.소비자 사용량 당 포장재 20% 감축 등의 장기 환경보호 목표를 세우고 있다. P&G는 제조업의 특성을 살려 환경보호를 목적으로 한 ‘지속가능제품(Sustainable Innovation Product)’을 개발했다.

2007년 이후부터 판매되기 시작한 지속가능제품은 에너지 사용량, 용수 사용량, 운송량, 포장재에 사용된 원자재량 등을 2007년 대비 최소 10% 감축시킨 제품. P&G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500억달러(약 5천8백억원)의 지속가능제품을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목표는 지속가능제품의 판매량이 증가해 일반 제품보다 지속가능제품을 많이 제조하게 되면 2020년 환경목표도 달성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시작되었다. P&G는 올 해 6월까지 400억달러 (약 4천7백억원)의 지속가능제품 매출을 달성했다. 에너지 사용량, 탄소 배출량, 폐기물 배출량, 용수 사용량 등의 주요 환경 영향도 2007년 대비 최소 12%에서 최대 57%까지 줄여 환경도 보호하고 자사의 매출도 올리고 있다.

[표2] P&G의 지속가능제품과 2020 환경목표의 연계

P&G의 CSV 활동은 포터 교수가 제안한 두 번째 전략인 ‘가치 사슬 생산성의 재정의’를 실행한 것. 포터는 기업의 특성별로 가치사슬 단계(제품의 제조, 판매, 마케팅, 서비스 등)에서 발생하는 사회/환경적 영향을 고려하여 각 단계의 생산성과 연계된 사회/환경 목표를 세우는 것을 제안한다. P&G는 제조업에 맞게 제품 제조 단계의 생산성과 환경목표를 연계하여 매출과 환경보호 목표를 동시에 지향한다.

협력업체와의 상생 - 네슬레의 농촌지역개발과 인재경영

원료조달이 사업에 매우 중요한 요소인 식, 음료 제조기업 네슬레는 농가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활동을 펼쳐 왔다. 특히 약 54만명의 농부들과 원자재를 직거래 하여 그들의 소득을 꾸준히 증대시켜 왔다. 네슬레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10만명의 농부들에게 기술지도를 제공하였고 앞으로 10년동안 추가 13만명에게 기술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술 교육을 통해 농민들은 농작물의 품질을 개선해 더 높은 소득을 올린다. 네슬레 역시 품질 높은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네슬레는 농가뿐만 아니라 직원 개개인의 전문 개발 분야 교육에도 장기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네슬레의 투자는 직원들이 보다 나은 직업의 기회를 갖고 더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한다. 회사 차원에서도 전문적이고 숙련된 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인재경영을 소홀히 하지 않은 결과 직원들의 업무 수행 방식 역시 지속적으로 개선됐다. 부상으로 인한 시간손실과 재해율이 감소했다. 매출도 상승했다. 네슬레의 대표사업인 캡슐커피 네스프레소 (Nespresso)는 2000년부터 연 평균 30%의 성장을 이뤘다.

네슬레의 농촌지역개발과 인재경영 사례는 포터가 제안하는 세 번째 전략인 ‘지역 클러스터 구축’을 실행한다. 네슬레는 성공적인 CSV 전략을 위해서는 어떤 기업도 자급으로 살 수 없고 임직원, 주민사회, 주변 기업, 지역시설 등의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인식한다. 농가, 임직원과 상생할 수 있는 클러스터를 구축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다.

기업과 사회는 상호의존적이다. 기업은 제품 수요 창출, 필수 공공 자산 및 우호적 환경 확보 등을 위해 건강하고 부유한 사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활동은 기업에는 기회이며 투자다. 기업은 CSV를 통해 실질적인 이익과 관련이 있는 사회적 활동을 펼치고 더욱 성장해 사회에 더 많은 도움을 지속적으로 줄 수 있다.

미디컴 PR 뉴스 59호[기사바로가기]

한다예 사원[daye@medicompr.co.kr ]

등록일:2011-11-30/수정일:2012-02-15